"미술관 지었다고 끝 아냐…디테일 지켜내는 게 핵심"

입력 2024-03-03 18:14   수정 2024-03-04 09:25


나오시마 옆에 있는 작은 섬 테시마에는 테시마미술관이 있다. 전 세계 미술계의 극찬을 받는 이 미술관은 그 자체로 설치미술 작품이다. 이곳의 천장은 뻥 뚫려 있다. 바닥 콘크리트의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구멍에서는 작은 물방울들이 솟아났다가 합쳐지고, 흩어지고, 어디론가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관람객들은 그 광경과 천장에서 쏟아지는 빛과 바람을 느끼며 자연의 신비 속으로 빠져든다.

하지만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관리하기 어려운 미술관’이기도 하다. 지붕이 없기 때문에 비와 나뭇잎 등이 그대로 들어와 관리하지 않으면 구멍들이 막혀버리기 때문이다.

“오랜 세월 끈기 있게 디테일을 지켜나가는 게 나오시마 프로젝트의 핵심입니다. 테시마미술관은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나오시마 프로젝트를 시작한 후쿠다케 소이치로 회장의 아들이자, 현재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베네세홀딩스의 이사 후쿠다케 히데아키(사진)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나오시마 프로젝트의 성공 요인으로 ‘디테일과 끈기’를 거듭 강조했다. “처음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는 ‘도대체 이게 뭐냐’라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기존에 없던 구조의 미술관을 짓다 보니 인허가 등 여러 문제도 발생했죠. 하지만 아버지와 저는 행정당국 및 건축가, 예술가들과 머리를 맞대고 끊임없이 토론을 거듭했습니다. 끈기 있게 협상한 덕분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미술관을 지을 수 있었습니다.”

‘제2의 나오시마’를 꿈꾸는 한국의 지방자치단체들에 그는 “정부나 지자체가 아니라 기업 등 민간 주체가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게 훨씬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지자체장은 임기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나오시마처럼 수십 년에 걸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예술 후원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기업에는 “지역 주민은 물론 행정당국과의 상생 및 소통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유지·보수도 강조했다. 그는 “미술관은 짓는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얼마나 정성스럽게 애정을 갖고 관리하고 운영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테시마=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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